[기자수첩] 투표도 끝나지 않았는데 “3선 탄생” … 청양군 선거판 흔든 위험한 문자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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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투표도 끝나지 않았는데 “3선 탄생” … 청양군 선거판 흔든 위험한 문자 정치
  • 박명규 기자
  • 승인 2026.05.30 0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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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규 뉴스채널1 충남·세종 취재본부 국장
▲박명규 뉴스채널1 충남·세종 취재본부 국장

사전투표가 시작된 첫날이었다.

유권자들은 아직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하고 있었고, 민주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청양군민들의 휴대전화에는 믿기 힘든 카드문자가 날아들었다.

“청양 최초의 3선 복지군수 탄생!”

순간 많은 군민들이 느꼈을 것이다.

“벌써 결과가 나온 건가.”

“이미 판이 끝난 건가.”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시작 단계였다. 그런데도 특정 후보의 당선이 이미 확정된 것처럼 표현한 메시지가 사전투표 첫날부터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갔다.

이것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다. 유권자의 판단을 흔들고 선거 심리를 교란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유포 방식이다. 발신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이른바 ‘대포폰 의심 번호’를 이용해 군민들에게 대량 살포된 정황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상적인 선거운동이라면 왜 숨어야 하나. 왜 익명 뒤에 숨고, 왜 번호를 감춰야 했나. 떳떳했다면 얼굴을 드러냈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정하게 경쟁했느냐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정면으로 흔들었다. 아직 투표 중인 상황에서 “탄생”이라는 확정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유권자들에게 ‘이미 결정된 선거’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치명적인 왜곡이다.

이런 행위가 반복되면 선거는 더 이상 정책과 비전의 경쟁이 아니다. 조직적 문자 살포와 심리전, 여론 조작이 판치는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하게 된다.

결국 피해자는 군민이다.

특히 지방선거는 중앙정치보다 유권자 간 관계가 훨씬 촘촘하다.

작은 소문 하나, 문자 한 통이 지역 여론 전체를 흔들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엄격해야 하고, 더욱 공정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와 수사기관은 단순히 “문자가 돌았다”는 수준에서 끝내선 안 된다.

누가 기획했는지, 누가 제작했는지, 누가 자금을 댔는지, 왜 대포폰 의심 번호가 동원됐는지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배후와 몸통을 밝히지 못한다면 유사한 선거 공작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유권자의 한 표는 누구의 연출물도 아니다.

민심은 누군가 미리 “탄생”시켜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군민 스스로의 선택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투표함이 닫히기도 전에 승리를 확정하려 한 순간, 이미 민주주의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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